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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다

acowa 2009. 1. 16. 12:56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요새들어 온통 눈에 보이는 글귀는 '떠나는 것'에 대한 이야기들 뿐이다. 언제적인지도 모르게 오래 전 어릴적 부터 나는 늘 '떠난다'는 것을 갈망해왔다. 이 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간다 - 는 것은 어떤 것일까. 내 삶의 어느 부분에서 비롯된 방랑벽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끝도 없이 이 곳이 아닌 다른 곳만을 그리워 하며 살았다. 어릴 땐 내 학교가 그랬고, 커서는 내가 사는 곳이 그랬고, 이제는 내 나라가 그렇다. 내 살아온 날의 어느 부분에서 생겨난 마음인겐지, 이제는 내 스스로 나를 제어하는 일은 그만두었고 그저 하고픈 대로 나를 살아가게 해주고 싶은 마음 밖에 남지 않았다. 

 그 어느것에도 매여있지 않고, 오로지 홀홀단신 나 홀로 그 어디든 갈 수 있다 - 는 것은 얼마나 매력적인가. 얼마나 매력적인 쓸쓸함일까. 외로움을 타고났다는 사주 - 는 아마 이런 내 성향에 이미 배어나온 것인지도 모르겠다. 혼자라는 타이틀에는 끔찍한 부적응자인 주제에 아무것에도 매여있지 않은 - 그러니 외로울 수 밖에 - 자신이라니, 이 무슨 모순이냔 말이다. 타고나길 자유를 끝도 없이 갈망하고 추구하는 자유주의자이기 때문에? 그도 아니면 그런 삶을 갈망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외로울 수 밖에 없는 사주를 타고 났다는 것일까.

 떠난다-는 것으로 얻게될 자유와, 그로 인해 내 몫으로 주어질 외로움. 난 그 두가지를 다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걸까. 도무지 자신에 대한 물음이 끊이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