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hblah
겨울 2
acowa
2012. 1. 31. 10:28
그러고 보면 늘 겨울이었다.
내게 시련이라 느껴지던 계절은,
아, 아니 한 번의 여름이 있었구나.
아 좋았던 겨울도 있었던가...
모르겠다.
기억이 나질 않는 좋은 겨울 따위 이제 없는거나 마찬가지다.
바람이 차고,
숨쉴 때 마다 폐까지 얼어붙을 듯한 공기가 코로 스민다.
잔뜩 몸을 웅크린 나는 한 껏 경직된 근육 곳곳이 뻐근해
젖은 솜처럼 잔뜩 무거워진 걸음걸음을 한 발짝 한 발짝씩 옮겨가고 있다.
재밌는건, 대학 무렵까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계절은 겨울이었다는거다.
눈 내린 겨울의 아름다움과 낭만이 좋았고,
아무 일 없이도 그저 즐거운 연말과 들려오는 캐롤을 너무나 사랑해서.
그런데 뭐지,
남국을 떠난 후의 겨울은
줄곧 내게 시련이니.
가만히 있어도 손이 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