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럴줄 알았지, 이런 기분이 싫다.
눈이 오는 바람에 기분이 좋았다가, 드라이 맡겨 두었다 처음 찾아 와서 벼르고 벼르다 입은 새 옷 - 그것도 안에는 보송보송하니 기분 좋은 감촉의 털이 있는 - 을 입고 나갔는데 계단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옷을 버렸고, 허리를 부딪히고, 엉덩방아를 찧고, 발가락이 조금 아프다. 지난 번에 비해서 허리보다는 발가락쪽이 조금 더 아픈데, 그래도 다행이다. 내가 손으로 짚는 바람에 큰 화를 면했지 안그랬으면 계단에서 제대로 구를 뻔.
조심조심 다녀야지. 조심해야 할 일들이 많아. 올 겨울은 조심조심 나야겠다.
소설을 읽고 싶어졌다. 소설보다는 다른 책들을 더 많이 읽어야 한다고 무의식중에 생각해왔던 것 같다. 그런데 뭐, 골고루 읽는 것이 중요하지 꼭 읽지 말아야 하는 건 아니잖아. 어쨌건 요 얼마간은 읽고 싶은 책만 - 읽어야 하는 책 말고 - 잔뜩 읽어 볼 것이다.
시간이 없다. 초조하고 그렇다. 난 쉬고 싶은데 쉬어지지가 않는다. 마음이 너무 바빠서 뭐든 하지 않으면 안된다. 혼자있게되면 정말이지 어쩔 줄을 모르게 된다. 그냥 멍하니 앉아서 멍 때리는 일 마저도 열심히 해야만 할 것 같다.
지금은 그냥 어쩔 수 없다. 어쩔 수 없다는 생각만 든다. 나도 나를 어쩔 수 없어서 좀 내버려 둬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단 내 의도와 상관없이 내가 영향을 미치게 되는 일들이 없기를 간절히 기도할 뿐이다.
성당에 가야겠다고 결심만 하고, 가지 못하고 있다. 사실 조금 무섭다. 가고 싶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횡설수설인것도 어쩔 수 없는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