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 box (46) 썸네일형 리스트형 kitchen 훨씬 더 어른이 되면, 많은 일들이 있고, 몇 번이나 좌절하고, 몇 번이나 괴로워 하고, 몇 번이나 제자리로 돌아온다. 절대로 지지 않는다. 힘을 빼지 않는다. 꿈의 키친. 나는 몇 군데나 그것을 지니리라, 마음속으로 , 혹은 실제로. 혹은 여행지에서. 혼자서, 여럿이서, 단둘이서, 내가 사는 모든 장소에서 , 분명 여러군데 지니리라. 그 남자 그 여자 "그냥 있을까.. 아니면 나 먼저 갈까?" 이런 날은 아무래도 남자가 혼자 있고 싶어 할 거 같아서 여자는 그렇게 물어봅니다. 무슨 일인지 알 순 없으나.. 어쨋든 여자와 남자 둘 사이의 문제는 아니고, 아마 회사 일인 듯 한데, 어차피 물어도 대답은 안 할거고.. 그리고 이럴 때는 으레 혼자 있고 싶어 했었고.. 그런 생각 끝에 여자는 이미 핸드백을 집어든 상태. 남자는 예상대로 고개를 끄덕거립니다. "그럴래? 그럼 오늘은 먼저가고 내가 내일 전화할께." 그렇게 말하는 남자의 얼굴에는 언뜻 고마움 같은 것도 나타납니다. '혼자 있고 싶어 하는거 이해해줘서 고마워' 그런마음. 먼저 간다고 말은 했지만 혼자 남겨두는 것도 혼자 가야 하는 것도 못내 아쉽고 서운한 여자 그래도 애써 표정을 감추며 손을 흔듭니.. 채널 어니언 누군가 그러더군요. "혼자 설 수 있으려면 강해져야 하는거야" 하지만 지나치게 강해지고 싶지 않습니다. 혼자서만 서 있고 싶지도 않구요. 적당히 약해서 둘이 기대야만 설 수 있는, 상대방에게 응석도 부리고 위로도 해줄 수 있는, 그런 온기가 있는 부드러운 마음을 갖고 싶습니다. 상실의 시대 무엇인가를 생각해야지, 하면서도 무엇을 어떻게 생각해야 좋을지 알수 없었다. 게다가 솔직하게 말해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에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할때가 오겠지... 그때가서, 천천히 생각하자고 나는 생각했다. 적어도 지금은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ㅡ 나이를 먹는 것 자체는 그다지 겁나지 않았다. 나이를 먹는 것은 내 책임이 아니다. 그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다. 내가 두려웠던 것은, 어떤 한 시기에 달성되어야만 할 것이 달성되지 못한 채 그 시기가 지나가 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 아니다. 나는 정말 알알하게 내 온몸으로 느낄수 있는 생의 시간을 자신의 손으로 쥐고 싶다. 냉정과 열정사이 나는 쥰세이의 얘기를 듣는 게 좋았다. 강변 길에서, 기념 강당 앞 돌계단에서, 지하로 내려가는 도중에 있는 찻집에서, 우리들의 바에서. 쥰세이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누구한테든, 당황하리만큼 열정을 기울여 얘기했다. 항상 상대방을 이해시키려 했고, 그 이상으로 이해받고 싶어했다. 그리고 얘기를 너무 많이 했다 싶으면 갑자기 입을 꾹 다물어 버리곤 했다. 말로서는 다 할 수 없다는 듯. 그리고 느닷없이 나를 꼭 껴안곤 했다. 나는 쥰세이를 헤어진 쌍둥이를 사랑하듯 사랑했다. 아무런 분별도 없이 상실의 시대 마치 내 몸이 두개로 갈라져서 밀고 당기는 듯 한 느낌이 들어. 한복판에 굉장히 굵은 기둥이 서 있어서, 그 주위를 빙빙돌며 술래잡기를 하는거야. 꼭 알맞은 말이란, 늘 또다른 내가 품고 있어서 이쪽의 나는 절대로 따라잡을 수가 없게 돼. 웨하스 의자 나의 애인은 내가 아름답다고 한다. 내 머리칼을 쓰다듬으면서, 더 이상 1밀리미터도 길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당신은 지금 이대로도 완벽하니까, 라고. 속눈썹 숫자 하나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언제까지, 나는 생각한다. 나는 언제까지 그 사람을, 그런식으로 착각하게 할 수 있을까. 이전 1 2 3 4 ···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