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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hblah

Lost


한 일주일 쯤 전 부터인가, 입 맛 없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살았는데
사실 그건 입 맛이 떨어진게 아니라
그간의 미친 식욕이 잠시 주춤하고 정상으로 돌아온 것일 뿐이었단걸,

오늘 아침 
살기 위해 먹어야 한다는 심정으로 밥 숟갈을 떠넣은 순간 번쩍 깨달았다.

아, 입 맛이 없다는건 이런거였어.

아무런 맛이 안느껴져서 도무지 어떤거든 세 입 이상 먹을 수 없는 그런 것.
참을 인 자 세 번에 세 입씩 골고루 집어먹고 모두 쓰레기통으로 직행.

정말 입 맛이 뚝 떨어진게 이런건가 싶어 시험하는 기분으로 죽고 못사는 와플도 한 개 사먹어봤는데,
평소에는 한박스 사서 그 자리에서 일단 세 개 쯤 해치우는 내가 세 입 먹고 가방에 넣어뒀다.
이건 그래도 차마 버릴 수가 없어서 -

입 맛을 잃어서

그래서 내 유일한 낙이던 요리도 손 놓고 
그래서 요새 열심히 쓰던 글도 손 놓고
그러고 나니 손에 쥐고 있던 전부를 잃어버린 기분.

몽땅 잃어버린 기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