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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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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내 가슴을 뛰게 하는가 이동병원에는 사십대 중반의 케냐인 안과 의사가 있었는데, 그는 대통령도 만나려면 며칠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유명한 의사였다. 그럼에도 그는 강촌에서 전염성 풍토병 환자들을 아무렇지 않게 만지며 치료하고 있었다. "당신은 아주 유명한 의사이면서 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이런 험한 곳에서 일하고 있나요?" 그러자 이 의사는 어금니가 모두 보일정도로 활짝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기술과 재능을 돈 버는 데만 쓰는 건 너무 아깝잖아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일이 내 가슴을 몹시 뛰게 하기 때문이에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벼락을 맞은 것 처럼 온 몸에 전율이 일고 머릿속이 짜릿해졌다. 서슴없이 가슴 뛰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 그 의사가 몹시 부러웠고, 나도 언젠가 저렇게 말할 수..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나는 세상이 만들어 놓은 한계와 틀 안에서만 살 수가 없다. 안전하고 먹이도 거저주고 사람들이 가끔씩 쳐다보며 예쁘다고 하는 새 장 속의 삶, 경계선이 분명한 지도 안에서만 살고 싶지 않다. 나는 새 장 밖으로, 지도 밖으로 나갈 것이다. 두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다닐거다. 스스로 먹이를 구해야 하고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지만, 그것은 자유를 얻기위한 대가이자 수업료다.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 길들여 지지 않는 자유를 위해서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