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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sh 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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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나쁘지 않아 요새 이 곳에 자주 오지 못하는 이유는, 그러니까 그 이유를 잠자코 골똘히 생각해봤더니, 요새 온통 요리에 정신이 팔려 있기 때문에 - 라고 결론을 내렸다. 난 한가지에 몰두하면 다른 것은 잘 보지 못하니까, 근데 이게 참 문제인거다. 뭘 하고 있으면 전화소리도 잘 못 듣고 누가 불러도 잘 못듣고 노래를 듣느라 이야기를 잘 못듣기도 하고 운전하면서 전화는 절대 못할 뿐 더러, 심지어 운전중엔 대답도 잘 못한다니까. 암튼 동시에 두 가지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정말 대단하다. 나는 흥미 있는 일이면 뭐든 금방 빠져버리곤 해서 열심이게 되지만 그 흥미가 그리 오래가기란 또 쉽지 않아 이 것 저 것 손 대고 벌려놓기 일쑤지만 정작 끝장을 보는 일은 드물어서, 하나에 꽂혀서 그거 하기 시작하면, 하던 건 나몰라..
Wish List 나에게 소망이 있다면, 실평수가 12평쯤 되는...부엌이든 창고든 자는 곳 외에 작은 방이 하나 더 딸린 전세집에 이케아에서 산 침대와 옷장, 책장 을 놓고, 한 켠에는 터치감이 피아노의 그것과 흡사한 키보드와 맥북을 두고, 혼자서도 잘 지내는 귀여운 토이푸들과 함께 새로 산 빅사이즈의 회색 니트 가디건을 걸치고, 코즈니의 푹신한 빨간색 1인용 쇼파에 앉아, 빨간 로고가 빛나는 라이카 Lux3로 다음 주에 출발하는 파리행 티켓을 요리조리 찍어 보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