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 box (46) 썸네일형 리스트형 외딴 방 명랑하게 말하려고 하면 할수록 가슴이 먹먹해진다. 마음속과 반대의 표정을 짓는 것이 너무나 서먹하다. 지금부턴 이렇게 마음속과는 달리, 반대로 살아가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울고 싶은데 웃고, 성이 나는데 화 안났다고 하고, 오래 전에 왔는데 아까 왔다고 하면서 밀리언달러 초콜릿 요리를 하고 싶다. 맛있는 것을 먹고 싶다. 나를 위해 뭔가를 만들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든다는 것은 다시 앞으로 나아갈 준비가 되었다는 것이다. 수백년 동안 꼼짝도 않고 그 자리에 서 있는, 고집 불통의 불친절한 삶을 향해 방긋 웃어줄 마음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런것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나머지 10퍼센트의 불행에 대해서는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자. 지금은 그저 대부분의 낙담이나 절망, 무료함이나 외로움을 이런 방식으로 치유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것으로 족하다. 만약 요리가 실패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기껏 이런일로 기죽을 필요는 없잖아 ' 하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게다가 실패를 거듭한 후에 만나게되는 성공의 맛은 훨씬 달콤할 테니, 걱정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희망은 언제나 남아있는 것이니까. 생각을 전하려 하면 할 수록 내 언어는 산산이 부서져 고개를 푹 숙이고 바람에 날려가 버릴 것만 같다. 그럴 것을 아니까 말하지 않는다. 이런 말투로는 아무것도 전할 수 없다. 시간은 치유해주지 않는다. 다만, 상처를 반 쯤 꿰매줄뿐. 그러나, 그것은 언제나 터질 수 있으며 슬픔은 처음처럼 온전히 다시 찾아오리라. 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무엇이 내 가슴을 뛰게 하는가 이동병원에는 사십대 중반의 케냐인 안과 의사가 있었는데, 그는 대통령도 만나려면 며칠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유명한 의사였다. 그럼에도 그는 강촌에서 전염성 풍토병 환자들을 아무렇지 않게 만지며 치료하고 있었다. "당신은 아주 유명한 의사이면서 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이런 험한 곳에서 일하고 있나요?" 그러자 이 의사는 어금니가 모두 보일정도로 활짝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기술과 재능을 돈 버는 데만 쓰는 건 너무 아깝잖아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일이 내 가슴을 몹시 뛰게 하기 때문이에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벼락을 맞은 것 처럼 온 몸에 전율이 일고 머릿속이 짜릿해졌다. 서슴없이 가슴 뛰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 그 의사가 몹시 부러웠고, 나도 언젠가 저렇게 말할 수.. 인생이 지금보다 훨씬 더 가벼웠으면 좋겠다. 누구든 '갈게'하고 돌아서면 '응'하고 대답해주고 '안녕'하고 말하면 '그래'하고 내가 먼저 돌아서고 그렇게 가볍게 살아 갈 수 있으면 좋겠다. go for it 나중일은 나중에 생각 하기로 하자. 지금은 그냥 이대로 그냥 한번 가보는 거다. 미리 준비 하고 예측한다고 해서 삶이 어디 호락호락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굴러가 주던가. 그리고 내가 원했던 방향이 어딘지도 모르는 채로 나는 지금 여기 도착해 있지 않은가. 이전 1 2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