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93) 썸네일형 리스트형 감사 그러니까 나는 작년 이맘때 뻔할 뻔자로 가는 듯한 내 인생은 도저히 안되겠어서 냅다 핸들을 왼쪽으로 꺾어버렸다. 그렇게 급 좌회전으로 다른 길을 접어 들고 보니 아 세상에 이렇게 여러 갈래의 길이 있었던 것을, 고속도로를 타지 않으면 안되는 줄 알았잖아. 안틀었으면 못보고 지나쳤을 아름다운 것들을 나는 하마터면 놓칠뻔 했잖아. 언제나 즉흥으로 살아왔던 내 인생이지만 사실 그건 즉흥이라기 보다 내 안에 차곡 차곡 쌓였던 조각들이 어느 순간 하나의 덩어리로 뭉쳐저 뻥하고 터져 나온 것일뿐이었다는 걸 나는 이제야 겨우 눈치챘는데. 쭉 가는 고속도로를 타고 시원하게 빨리 가든지 구불 구불 산길을 돌며 녹음을 감상하던지 창문 밖 바다를 끼고 해안을 따라 달리던지 어느 길을 가든 그것은 각자의 선택. 그저 나는 내.. Happy Birthday 작년 생일은 응급실에서 보냈고 올해 생일은 열일하면서 보냈다. 그것도 초 빡씨게. 그러면서 비 쫄딱 맞고. 그래도 1년에 하루 인데 제대로 기분 내고 싶은 마음이야 왜 없었겠냐마는 아 정말 미친듯이 비를 맞아서 온 몸이 끈적끈적한게 뜨끈뜨끈한 물로 한바탕 시원하게 샤워하기 전까진 정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거다. 아무것도. 그러고 집에와서 샤워하고 그러고 뭐, 잤지 뭐. 그래 생일이 별건가 싶으면서도 떠뜰썩하게 호들갑 떨어주는 친구들이나 미역국은 니 손으로라도 끓여먹으라는 엄마가 생각나는건 어쩔 수 없는거다. 그래도 내 손으로 안끓인 미역국에 생일이라고 거하게 밥한끼 사주시는 지인에 취향 고려해주신 축하 카드에 나 그럭저럭 생일시즌 괜찮게 보냈다. 무엇보다도 이번 생일을 맞아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 어머니의 밥 그릇 언제부턴가 '엄마' 라는 말이 슬프다. 엄마, 그리고 아빠, 부모라는 존재를 생각 하면 어느새 부턴가 그토록 가슴이 짠하고 애닲다. 어느 날은 엄마가 밥상에 놓인 생선을 보고 이런 이야기를 했다. 엄마는 8남매의 맏 딸로 태어나, '큰 딸은 살림 밑천'이라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대 식구의 끼니를 챙기고 살림을 도맡아 해야 했는데, 10명이나 되는 입을 먹여야 했으니 여간 큰 살림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엄마는 아직도 손이 커 한 번 했다 하면 기본 3인분이다.) 그랬으니 밥상에 생선을 한 번 올리려고 해도, 한 점 먹기가 영 눈치가 보이는 것이 아니었는데, 엄마는 외할아버지가 생선 머리를 즐겨 드시기에 생선 머리를 좋아하시는 줄 알고 밥상에 생선을 올리거나 생선이 들어간 찌게나 탕을 끓일 때.. 남반구 지구의 남쪽 반에는 커다란 바다가 펼쳐져 있어 그 많은 욕심, 모욕과 질투 모두 파도에 뭍혀진다죠 가장 눈부신 하늘과 푸르른 바다가 펼쳐져 있어 그 모든 걱정, 슬픔도 없이 모두 바다만 바라본다죠 뜨거운 여름, 홀로 길위에 누워 느껴봐요 이글거리는 태양 뜨겁고 붉게 타오르는 태양 두눈을 감으면 남쪽의 파도소리가 들려올거에요 고요한 남쪽 땅에는 거꾸로 자라는 나무와 사람 고개를 들어 아무말 없이 반대편의 하늘을 본다죠 어느 특별한 아침 오늘은, 꿈 속까지 파고드는 시끄러운 알람 소리도 없이 다섯시 반 쯤 되었을 무렵 가볍게 눈을 떠서는, 여섯시가 되었을 무렵엔 우연히도 하늘에 둥실 둥실 떠 있는 열기구를 보았고, 시원한 우유에 좋아하는 씨리얼과 와플을 한 그릇 뚝딱 해치우고, 아침에 어울리는 페퍼톤즈의 Ready, Set, Go! 를 듣다, 갑자기 신나게 달리고 싶은 기분이 들어 그대로 세수만 하고 모자를 푹 눌러쓴 채 나가 햇살이 부서지는 바다를 보며 달렸다. 기분 좋은 아침. 왠지 이렇게 꼭 적어두어야 할 것 같은, 소소하지만 행복한 아침. This Too Shall Pass I've achieved so much in life, but I'm an amateur in love My bank account is doing just fine but my emotions are bankrupt My body is nice and strong but my heart is in a million pieces When the sun is shining so am I but when night falls, so do my tears Sometimes the beat is so loud in my heart that I can barely tell our voices apart Sometimes the fear is so loud in my head that I can barely hea.. Lost 한 일주일 쯤 전 부터인가, 입 맛 없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살았는데 사실 그건 입 맛이 떨어진게 아니라 그간의 미친 식욕이 잠시 주춤하고 정상으로 돌아온 것일 뿐이었단걸, 오늘 아침 살기 위해 먹어야 한다는 심정으로 밥 숟갈을 떠넣은 순간 번쩍 깨달았다. 아, 입 맛이 없다는건 이런거였어. 아무런 맛이 안느껴져서 도무지 어떤거든 세 입 이상 먹을 수 없는 그런 것. 참을 인 자 세 번에 세 입씩 골고루 집어먹고 모두 쓰레기통으로 직행. 정말 입 맛이 뚝 떨어진게 이런건가 싶어 시험하는 기분으로 죽고 못사는 와플도 한 개 사먹어봤는데, 평소에는 한박스 사서 그 자리에서 일단 세 개 쯤 해치우는 내가 세 입 먹고 가방에 넣어뒀다. 이건 그래도 차마 버릴 수가 없어서 - 입 맛을 잃어서 그래서 내 유일한 낙.. 답답 정확히 37분 째, 이러고 있다. 제목을 바꾸고, 글을 바꾸고, 주제를 바꾸고, 순서를 바꾸고, 그러고 지우기를 벌써 세 번 째. 한 번에 그래도 열 줄 씩은 썼던 것 같으니까 꽤 되었는데, 쓰고 싶어서 쓰다 보면 내가 쓰려던건 이게 아닌것 같고. 그러니까 지금 무언가 쓰고 싶고 말하고 싶은건데 막상 쓰려니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대체 뭔가. 무슨 말이 안에 맴돌고 있는겐지, 토해 낼 수 없어 답답함만 차오른다. 이전 1 2 3 4 5 6 7 ··· 2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