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ll of mine (193) 썸네일형 리스트형 냉정과 열정사이 나는 쥰세이의 얘기를 듣는 게 좋았다. 강변 길에서, 기념 강당 앞 돌계단에서, 지하로 내려가는 도중에 있는 찻집에서, 우리들의 바에서. 쥰세이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누구한테든, 당황하리만큼 열정을 기울여 얘기했다. 항상 상대방을 이해시키려 했고, 그 이상으로 이해받고 싶어했다. 그리고 얘기를 너무 많이 했다 싶으면 갑자기 입을 꾹 다물어 버리곤 했다. 말로서는 다 할 수 없다는 듯. 그리고 느닷없이 나를 꼭 껴안곤 했다. 나는 쥰세이를 헤어진 쌍둥이를 사랑하듯 사랑했다. 아무런 분별도 없이 상실의 시대 마치 내 몸이 두개로 갈라져서 밀고 당기는 듯 한 느낌이 들어. 한복판에 굉장히 굵은 기둥이 서 있어서, 그 주위를 빙빙돌며 술래잡기를 하는거야. 꼭 알맞은 말이란, 늘 또다른 내가 품고 있어서 이쪽의 나는 절대로 따라잡을 수가 없게 돼. 웨하스 의자 나의 애인은 내가 아름답다고 한다. 내 머리칼을 쓰다듬으면서, 더 이상 1밀리미터도 길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당신은 지금 이대로도 완벽하니까, 라고. 속눈썹 숫자 하나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언제까지, 나는 생각한다. 나는 언제까지 그 사람을, 그런식으로 착각하게 할 수 있을까. wish list #2 우리집은 자그마한 원룸. 빌딩이나 아파트 촌을 피해 사람 냄새 나는 동네에 어렵사리 구한, 지은지 얼마 안된 전세. 집에 들어서면 하얀색 식탁겸 책상으로 쓸 수 있는 긴 탁자가 있고, 그 위에는 24인치 아이맥. 흐흐. 나의 영원한 로망 빨간색의 코즈니산 푹신한 소파와 깨끗한 커튼이 하늘거릴 수 있는 커다란 창이 있고, 업그레이드 된 부엌. 오븐을 들여놓고, 아니면 미니 오븐이라도, 매일 맛있는 요리를 해야지. 하얀색 주방은 잘드는 독일제 칼이 3개 쯤 걸려 있으면 좋겠고, 훌륭한 핸드믹서 하나쯤 있어준다면 더 바랄게 없겠지. 마트 사장님과 절친이 되어 1년 식재료 무상 지급 쿠폰 이런 것도 받고 싶지만...그건 역시 무리. 냉장고는 보통정도의 크기, 원룸용은 많이 들어가질 않아서 안돼 -ㅅ- 조금 더 .. 외딴 방 명랑하게 말하려고 하면 할수록 가슴이 먹먹해진다. 마음속과 반대의 표정을 짓는 것이 너무나 서먹하다. 지금부턴 이렇게 마음속과는 달리, 반대로 살아가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울고 싶은데 웃고, 성이 나는데 화 안났다고 하고, 오래 전에 왔는데 아까 왔다고 하면서 10:05 AM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면서, 창문으로 빛이 희미하게 새어들어와 눈가에 어슴푸레 빛이 닿을라치면 단 번에 자리에서 일어나 눈을 뜨게 되었다.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조금이라도 더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기 위해 일찍 일어난다. 지금 일어나야 조금 이라도 더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무언가 꼼짝하기 싫은 자신을 억지로 구겨넣어 몸을 일으키고, 내키지 않는 걸음을 해야 하는 그 순간 까지,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고 애쓴다.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것만 하는 것이라고 해야겠지. 눈 뜨기가 무섭게 세수도 마다하고 밥부터 차리기 시작해서, 밥이 되어가는 동안 한 손에 든 씨리얼을 해치우고, 관심도 없는 뉴스를 틀어놓은 채 멍하니 앉아 듣는 둥 마는 둥 밥을 먹고, .. It's me. "분명히 기억해 둬, 넌 어딜가나 일에 있어서든 뭐든 인정 못받은 적 없는 애라는거." "잊지마. 정말 내가 가장 자신하는 너의 세가지. 일, 사랑, 긍정적인 해피 마인드. 빈 말 단 모래알도 없는 말." "가끔 내 동생이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 어쩜 이렇게 파트너를 신뢰하게 하는가 하는 생각 해. 비록 조금 부족하더라도 일단 하면 완전 의지 왕성해서 얼마든 잘해내버리고 말 것이 분명하다는 믿음을 심어주거든. 그래서 다른 몇 명의 파트너 보다 너 한 명과 일하는게 맘도 편하고 일 능률도 몇 배였어. 잊지마." 응. 책상에 붙여두고 매일 보며 기억하라는 언니의 말, 잊지 않을께. 기억할께. 익숙한 새벽 3시 거리를 걷고 또 친구를 만나고 많이 웃는 하루를 보내도 오늘도 나는 잠 못드는 이미 익숙한 새벽3시 샤워를 하고 좋아하는 향기의 로션을 천천히 바르고 요즘 제일 좋아하는 음악 들으면 나아질까 낮에 본 귀여운 남자애 얘기를 잔뜩 들떠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이미 알고 있어. 난 걔를 좋아하지 않아 전화기를 전부 뒤져봐도 딱히 보고싶은 사람도 없지만 내가 생각해도 이상한, 지금 누구라도 보고싶어 거리를 걷고 또 친구를 만나고 많이 웃는 하루를 보내도 오늘도 나는 잠 못드는 이미 익숙한 새벽3시 혹시 니가 돌아올지도 모른단 가망없는 상상을 하지만 그런 일 일어난다고 해도 난 너를 좋아하지 않아 이전 1 ··· 5 6 7 8 9 10 11 ··· 2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