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일요일 오후의 조각
일요일 오후, 조금 졸리다 싶을 만큼 느릿 느릿 짐을 하나 둘 챙겨넣고 옷장을 정리하다 문득 답답해져 창문을 열었더니,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 운동장의 아이들 소리, 적당히 차가운 공기가 뒤섞여 묘하게 편안한 일상의 배경음이 된다. 아, 일요일이구나- 문득 깨닫고, 모처럼 일요일의 느긋함을 즐기고 있다는 기분에 마음이 차분해진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렇게 느긋한 기분으로 주말을 보내는 것이 얼마만인가, 놀라웠다. 그간 무엇 때문에 그토록 마음이 시달렸을까. 내 지나온 시간엔 조급함 뿐이었던 것 같다. 푹 잤다는 느낌이었지만 유쾌하지 않은 꿈. 별로 배가 고프지도 않아 한참을 그렇게 누워있다가, 쿠키를 한 개 먹고, 전 날 끓여둔 계란 죽으로 요기를 하고, 또 짐 정리를 하다가, 귀찮으면 또 음악을 듣다가..
사고방식
사고 방식이라는 것, 저 태평양 바다의 모래알 수 만큼이나 다양할 수 있는 거였다! 난 사람이란 다 거기서 거기인지라, 같은 종, 같은 인종, 같은 문화권, 같은 나라 속의 사람들이니 하나의 거대한 흐름으로 묶여있을 거라 생각해왔는데, - 물론 그런 흐름은 있겠지만 - 그 안에서도 너무나도 각각 다른 생각과 가치관을 갖고 살아가지 않나, 하물며 피를 나눈 가족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어쩌면 이제까지 너무나도 나와 비슷한 사람들 속에서만 살아왔던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이제야 그런걸 깨닫다니. 사고방식의 차이, 이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면서도, 모든 관계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에게 끌리기도하고, 또 같은 이유로 이별을 하기도 하고, 엉뚱한 사고방식이 재미있어 친구가 되기도 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