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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무언가를 끄적이고 싶어서 창을 열어 놓고서는 한참을 지나도록 멍하니 있다. 무언가 이야기를 풀고 싶지만 마땅한 주제가 있거나 그렇다고 내 얘기를 하고 싶은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아마도 그냥 누군가를 붙잡고 한참을 떠들고 싶은 모냥이다. 아마도 어떤 낯선 사람에게. 낯선 사람과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가 있다. 낯선 사람과의 대화가 주는 매력은 그 사람이 나에 대해 가지고 있는 편견이나 정보 없이 내 이야기가 받아들여지고 비춰진다는 점 일거다. 나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으므로, 내 이야기가 조금은 더 투명하게 전달 되지 않을 까 하는 나의 기대, 혹은 바람. 나를 잘 알고 있는 사람과의 대화는 짧은 몇 마디 에도 내 의도나 진심이 전달된다는 점이 좋은데, 어떤 때는 이렇게 전혀 나를 모르는 사람이 주는 느낌..
  언젠가 너에게 내가 너 없이 어떻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을까 하고 되뇌였던것 기억할까. 나는 마치 연애의 실연을 겪고 있는 것 처럼 마음이 아파. 나의 둔함과 가벼움이 몸서리 쳐질만큼 싫고 싫어서 오늘은 잠을 잘 수가 없네. 나는 대체 뭐하는 애 였니, 하고 자신을 탓해 보아도 이 밤의 무게는 조금도 줄지 않아. 지나오는 길에 혹시 누군가의 운동화 뒷꿈치라도 밟지는 않았는지 나는 밤 새 생각할 것 같아. 나도 모르는 새 그러한 일들이 벌어지고 말았으니까. 갑자기 생겨버린 이 공백을 어쩌면 좋을까, 어떻게 메울 수 있을까. 이 마저도 너에게 묻고 싶은 나는 진짜 바본가봐. 바보가 된 기분이네 정말. 바보였어 내가. 미안해. 진심으로.
어느 일요일 오후의 조각 일요일 오후, 조금 졸리다 싶을 만큼 느릿 느릿 짐을 하나 둘 챙겨넣고 옷장을 정리하다 문득 답답해져 창문을 열었더니,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 운동장의 아이들 소리, 적당히 차가운 공기가 뒤섞여 묘하게 편안한 일상의 배경음이 된다. 아, 일요일이구나- 문득 깨닫고, 모처럼 일요일의 느긋함을 즐기고 있다는 기분에 마음이 차분해진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렇게 느긋한 기분으로 주말을 보내는 것이 얼마만인가, 놀라웠다. 그간 무엇 때문에 그토록 마음이 시달렸을까. 내 지나온 시간엔 조급함 뿐이었던 것 같다. 푹 잤다는 느낌이었지만 유쾌하지 않은 꿈. 별로 배가 고프지도 않아 한참을 그렇게 누워있다가, 쿠키를 한 개 먹고, 전 날 끓여둔 계란 죽으로 요기를 하고, 또 짐 정리를 하다가, 귀찮으면 또 음악을 듣다가..
회사 회사 생활에 대해 뭔가 짚고 넘어가야할 것 같아 몇 자 적어보려다, 쉬이 써지지 않아 그냥 관두기로 했다. 아직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어렵기 때문인지도 모르지. 뭐 언젠가는 써질 날이 있겠지, 그 때 정리해도 늦지 않아. 아직 마음속에 정리되지 않은 것들을 억지로 끄집어 내 이러쿵 저러쿵 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내 생애 꼭 하루 뿐인 특별한 날 2 생일을 응급실에서 맞이하는, 평생 있을까 말까 한 경험을 했다는 것에 대한 알 수 없는 뿌듯함까지 얹어서, 내 스물 여섯의 생일은 그렇게 또 하나의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되었다. 생일 하루 전, 선물처럼 당첨된 시사회에 언니와 모처럼 기분 좋게 갔다가, 영화 보는 도중에 갑자기 몸살기운이 밀려 들어 안절부절 하면서도 끝까지 자리를 뜨지 못했다. 내가 좀 그렇다. 아파도 적당하면 참는다고 해야하나, 이건 미련한건지, 아니면 고집인건지. 여하튼 영화 시작 20분만에 시작된 그 몸살 와중에도 웃고 박수쳐 가며 재밌게 영화를 보고 나왔다. 나오자 마자 밀려드는 바람에 잔뜩 오한이 들어 몸까지 바들바들 떨려오고, 부랴부랴 지하철을 타고 몇 정거장쯤 지나니 슬슬 입에서 신음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환승역에서 지하철..
사고방식 사고 방식이라는 것, 저 태평양 바다의 모래알 수 만큼이나 다양할 수 있는 거였다! 난 사람이란 다 거기서 거기인지라, 같은 종, 같은 인종, 같은 문화권, 같은 나라 속의 사람들이니 하나의 거대한 흐름으로 묶여있을 거라 생각해왔는데, - 물론 그런 흐름은 있겠지만 - 그 안에서도 너무나도 각각 다른 생각과 가치관을 갖고 살아가지 않나, 하물며 피를 나눈 가족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어쩌면 이제까지 너무나도 나와 비슷한 사람들 속에서만 살아왔던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이제야 그런걸 깨닫다니. 사고방식의 차이, 이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면서도, 모든 관계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에게 끌리기도하고, 또 같은 이유로 이별을 하기도 하고, 엉뚱한 사고방식이 재미있어 친구가 되기도 하고, "..
우리 결혼했어요 처음 이 프로가 방송됬을 때, 뭐 저런 게 다 있냐고 난 저런 설정 마음에 안든다는 둥, 연예인들이 마음에도 없는 가식을 떠는게 얼마나 괴롭겠냐는 둥 잘난 척을 실컷하다가, 몇 번 보게 되면서는 손발이 오그라들고 간질간질 하면서도 '꺄~ 어떡해~'하며 좋아라 하고 있는 나를 발견.(어쩔수없다...;) 그러고 한 두 세 번 보고 말았나 했는데, 지난 주말 일요일에 모처럼 언니와 집에서 뒹굴거리다가 오랜만에 다시 보게 되었다. 그새 멤버가 싹 다 바뀌었더라? 보면서 '에이 너무 설정인거 티나잖아~'하면서도 연신 계속 보게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 이 날은 마르코와 손담비가 제주도 - 라서 더 관심이 갔는지도 - 에 가서 바다수영에 도전하게 되는 내용이었는데, 손담비가 스케쥴로 마르코의 수영대회를 볼 수 ..
떠나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요새들어 온통 눈에 보이는 글귀는 '떠나는 것'에 대한 이야기들 뿐이다. 언제적인지도 모르게 오래 전 어릴적 부터 나는 늘 '떠난다'는 것을 갈망해왔다. 이 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간다 - 는 것은 어떤 것일까. 내 삶의 어느 부분에서 비롯된 방랑벽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끝도 없이 이 곳이 아닌 다른 곳만을 그리워 하며 살았다. 어릴 땐 내 학교가 그랬고, 커서는 내가 사는 곳이 그랬고, 이제는 내 나라가 그렇다. 내 살아온 날의 어느 부분에서 생겨난 마음인겐지, 이제는 내 스스로 나를 제어하는 일은 그만두었고 그저 하고픈 대로 나를 살아가게 해주고 싶은 마음 밖에 남지 않았다. 그 어느것에도 매여있지 않고, 오로지 홀홀단신 나 홀로 그 어디든 갈 수 있다 - 는 것은 얼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