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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요새 이야기를 좀 해야될 것 같아서. 잘 먹고 다닌 덕분에 살이 +2~2.5kg쯤 불었고, 피부상태는 대략 메롱. 잠은 그럭저럭 자고 있는데, 꿈을 너무 많이 꾸어서 조금 피곤하다. 연말이랍시고 신나게, 원없이 놀러다녔고, 회사 일은 슬슬 다시 바빠질 조짐이다. 2월 말까지는 계속 바쁘게 지내겠지. 그리고 3월엔, 어디로든 가벼운 여행을 다녀올 생각이다. 그리고 4월 - 드디어 4월이다. 내가 기다릴 수 있는 시간. 그러는 사이 해가 바뀌었고, 도무지 지나가 주지 않을것 같지 않던 내 스물 다섯이 지나가 버렸다. 어찌 보면 반가운 일, 그래도 마음 한구석이 시린것은 어쩔 수 없다. 새해고, 새 날이라, 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어쩌고 저쩌고 따위의 다짐은 하지 않을거다. 그런 다짐으로 나를 억지 세우기 보..
do or do 내 안에 변하는 부분들과 변치않는 부분들을 나눈다면, 결국 이런 것들은 변치 않는 부분에 속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몇 번을 살게 되더라도 - 또 그렇게 살아가게 될 것이라는 느낌. 그렇다 해서 좀 더 어른스러워진다거나, 좀 더 무덤덤해진다거나, 하는 것도 더 바라지 않게 되었다. 이제는. 그냥...지금까지 그래왔던 것 처럼, 많이 넘어지고, 많이 아파하고, 죽을 것 같은 시절을 넘겨내고, 또 속없는 사람처럼 실실거리면서, 그렇게 살면 되지 않나 -. 살아온 그 날들이 실수 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난 그냥 그때 그때 최선을 다했을 뿐이니까. 반복하지 말아야 할 실수 따위 하지 않았으니, 다신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 자신을 옭아맬 필요는 없는 것이다. 또 할거다. 또 넘어지고, 아파하고, 힘들..
경험 , 비경험 경험━ 비경험━ 입원, 골절, 헌혈, 실신, 결혼, 이혼, 샤브샤브, 식용달팽이, 도둑질, 웃다가 눈물나다, 첫눈에 반함, 미운사람저주, 각서, 프로덕션명함 받다, 여자를 때림, 남자를 때림, 취직, 퇴직, 전직, 아르바이트, 해외여행, 기타, 피아노, 바이올린, 안경, 렌즈, 오페라 감상, 텔레비전 출연, 경마, 럭비, 라이브 출연, 미팅, 만화방, 오락실, 유화, 에스컬레이터 역주, 마라톤, 자동차 운전, 오토바이 운전, 10Kg이상 감량, 교통사고, 전철 틈새에 추락, 세뱃돈을 주다, 도스토예프스키, 괴테, 10만 원 이상 줍다, 10만 원 이상 잃어버리다, 금발, 귀걸이, 500만 원 이상 쇼핑, 대출, 러브레터 받음, 키스, 선거 투표, 개나 고양이 기름, 유체이탈, 전생의 기억, 요가, A/S..
자발적 미성년 어쩌면, 지금은 모두에게 겨울인데, 그 겨울 안에 나 혼자서만 겨울인 듯, 아 - 나 그렇게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모두가 그런 과정을 겪고 시간을 지나 결국 이런 겨울을 보내는 것인데, 나는 매번 왜 이리 어쩔 줄 모르는 것일까 - 좀 더 태연해져도 좋다. 좀 더 의연해져도 좋겠다. 바람은 곧 잦아들고, 겨울의 깊은 잠을 지나 봄이 되면 싹을 틔울 것이 분명한데, 조급한 마음으로 섣불리 자신을 몰아내지 않아도 될 일이다. 좀 더 느긋하게. 좀 더 차분하게. 나는 좀 더 어른스러워지는 법을 배우기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터져나오는 울음을 참을 수 없어 엉엉 소리내 울 수 있던 내 모습이 그립지만, 이제 더 이상 그럴 수 없다는 것에 가슴 한 켠이 너무나 서늘하지만, 어쩌겠는가 -. ..
나 원 내 이럴줄 알았지, 이런 기분이 싫다. 눈이 오는 바람에 기분이 좋았다가, 드라이 맡겨 두었다 처음 찾아 와서 벼르고 벼르다 입은 새 옷 - 그것도 안에는 보송보송하니 기분 좋은 감촉의 털이 있는 - 을 입고 나갔는데 계단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옷을 버렸고, 허리를 부딪히고, 엉덩방아를 찧고, 발가락이 조금 아프다. 지난 번에 비해서 허리보다는 발가락쪽이 조금 더 아픈데, 그래도 다행이다. 내가 손으로 짚는 바람에 큰 화를 면했지 안그랬으면 계단에서 제대로 구를 뻔. 조심조심 다녀야지. 조심해야 할 일들이 많아. 올 겨울은 조심조심 나야겠다. 소설을 읽고 싶어졌다. 소설보다는 다른 책들을 더 많이 읽어야 한다고 무의식중에 생각해왔던 것 같다. 그런데 뭐, 골고루 읽는 것이 중요하지 꼭 읽지 말아야 하는 건..
   아무것도 적을 수 없다. 한 시간 째 커서가 깜빡 거리는데, 아무것도 적을 수가 없다. 심지어는 제목조차도 적어지지가 않는다. 못다한 말과 생각들은 안에서만 맴돌다 사라져버리고, 도무지 밖으로는 나와주질 않는다. 언제냐 대체, 언제가 되어야 하지? 어차피 언젠간 겪어야할 것들이라면 차라리 하루 빨리 겪어내고 싶다. 마주하고 싶다. 똑바로 마주서서 온 몸으로 내 그 비를 다 맞아주겠다. 그렇게 흠뻑 젖고서, 완전히 다 젖고 나면, 그 때는 볕드는 곳에 나를 누이고 바람을 쏘일텐데. 언제 쏟아질지 모르는 폭풍우를 기다리는 마음은 두렵다.
어쩔 수 없는 일 어쩔 수 없는 일들이 있다. 세상에는. 도무지 내 힘으로는 어찌해 볼 수 없는 일들이, 시간이 갈 수록 창고 가득히 쌓여가는 기분이다. 그것들이 쌓여 벽이 되고 그 벽이 내 앞에 아찔하게 서 있는 느낌. 나는 그 벽 앞에서 매번 똑같이 주저 앉는다. 정말 어쩔 수 없었다. 그것이 최선이었다고 생각한다. 아니 그렇게 생각할거야. 매일 침을 맞아야 하는 것도, 어쩔 수 없다. 갑자기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기분도, 또 그러고 아무일 없듯이 깔깔 대고 웃어버리는 것도, 다 어쩔 수 없어. 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나로서는.
두렵다 말 할 수 있는 용기 두렵다. 두렵다고 말하는 데에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다. 무엇이 그렇게 어려웠을까? 입 밖으로 내뱉은 그 순간, 나는 바로 두려움이 나를 온통 집어 삼켜버릴것만 같은 공포에 시달렸다. 인정하는 것 - 나는 그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나의 의도와 상관없이, 다른 이에게 곡해된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이 싫어, 나는 먼 길을 돌아갔다. 그러나 돌고 돌아 지금 이렇게 제자리에 다시 돌아오고 보니, 지난 시간동안 나의 모습이 한 없이 안쓰러워지는 것이다. 내 안에 담긴 모든 것들의 무게가 점점 무거워질 무렵, 나는 그 무게에 눌려 점점 발 밑으로 서서히 꺼지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가라앉는 것은 나 뿐 - 모든 것은 그 자리에 그대로, 그마저도 너무 아름답게 빛나고 있다. 너무나 아름다워서, 그것을 놓아야 한다는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