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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hbl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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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y out 아침에 일어나 뭉기적 대며 아침을 챙겨먹고, 멍하니 앉아 있다 문듣 깨닫다. 내가 그 날 그토록 가슴이 터져라 엉엉 울었던 것은, 다시 온전히 나로 돌아왔기 때문이라는 것을. 부끄럽도록 울었던 그 날이 문득 한없이 다행으로 여겨진다. 소리 내어 엉엉 울 수 있던 나를 나는 얼마나 그리워했는가. 나는 다시 돌아온거다.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 오늘의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 아래로.
노무현은 바보 였을까 토요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으레 그렇듯 컴퓨터로 뉴스를 확인하는데 내 두 눈으로 보고 있음에도 믿을 수 없는 헤드라인의 뉴스기사가 보였다. 흠칫, 하고 포털 사이트 메인 로고를 봤다. 얘네 만우절이라고 장난치는건 아니겠지. 노무현 前 대통령 사망 후에 '사망'이란 표현은 '서거'로 전부 교체되었지만 내가 처음 봤던 문장은 그것이었다. 기사를 클릭하고 빠르게 훑어보니 그가 음독자살을 기도 했다는 '설'이었다. 아니 이게 대체 무슨... 그러나 채 몇 분이 지나지 않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 뒷산 바위에서 추락해 사망했으며, 실족사인지 자살인지는 분명치 않다는 내용으로 바뀌었을 뿐, 그의 사망은 '설'이 아니라 사실임을 확인해주었다. 며칠 전 그가 돈을 받았다고 실토한 것과, 그의 부인이 시계를 논두..
항 스트레스 이 놈의 몸뚱아리는 태어날 적 부터 항 스트레스 물질 자체가 적게 분비되는 체질이라더니, 지나가는 스트레스에도 쉽게 버티지 못하고 여기저기서 고장을 일으키고 만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동시다발적인거다 이건. 보내자 보내, 지나치자, 마음을 비워야 해, 이제 더 이상 내버려 두어선 안된다. 결국 모든 것은 마음먹기 달렸고 그 마음은 내가 쥐고 있는 것임에도 나는 나를 내 뜻대로 움직이지 못해 몸뚱아리만 고생이다. 이런.
언젠가 가슴 벅차게는 아니어도 그래도 가끔 그립다.
차가운 손 여러가지 이유로 요새는 글을 쓰기가 어렵다. 자꾸 숨어드는 자신을 간신히 간신히 끌어내 보지만, 지나 온 듯 돌아보면 아직 그자리에 머물러 있는 까닭이다. 갑자기 글을 써야 겠다는 기분이 들어 보던 책을 덮고 노트북을 열었는데, 새로운 무언가를 쓸 수 있는 마음은 아니고, 임시 저장되어 있는 작성중인 글들을 조금씩 건드리다가, 아무것도 마무리 짓지 못한 체 임시 저장 버튼을 눌러버렸다. [임시저장] 딱지가 붙은 제목들을 보고 있자니, 지금 그 글들을 다 담아낼 수 없는 까닭을 알 듯도 했다. '예민한 여자', '연애', '숙면', '10년 후에 들려줄 내 이야기' , '버려야 할 것' 따위의 것들. 지금의 내 손은 너무 차가워져 버려서, 손 끝에서 저런 이야기들이 써 내려가 지질 않는다.
나 vs 나 언젠가, 누군가는 나에게 '아직도 그런 말랑말랑한 글을 써대며 자기 연민에 빠져 있냐' 라고 했던 적이 있다. 웃으며 한 말이고 웃으며 들은 말이라 쉬이 넘겼지만, 오히려 처음 들었을 때 보다 그 무게는 점점 더 무거워져 내 안에 묵직히 자리잡고 말았다. '자기연민'이라. 내가 가장 잘 쓰는 말 중에 하나는 '그런게 아니라~'. 나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나의 행동이나 말이 곡해되거나 할 때, 나는 지독히도 나의 의도나 진심을 설명하려 애쓴다. 모르면 몰라도 좋으련만, 굳이 나는 내 마음 깊은 곳 바닥까지 드러내려 안간힘을 쓰고, 그래서 완연한 소통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끝끝내 접지 못한다. 그러다 결국 어느 순간 나의 의도나 진심이 전달되지 않는다고 느껴지면 빠른 속도로 싸늘하게 식어가다 이내 방관자..
낫지 않는 병 나에겐 낫지 않는 병이 하나 있다. 나은 듯 잊어버릴 때 즈음 어느 곳에 잠복해 있다, 나도 모르는 새 마음과 몸 이 곳 저 곳으로 전이되어 온통 나를 휘어감다가,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히 사그라 들고 마는, 영원히 죽지도 낫지도 않는 그런 병. 지난 겨울을 지나오면서,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 동안 나 자신의 면역력도 많이 좋아져서 이제는 영영 다시 겪지 않겠거니 했던 것이, 가만히 제 몸을 웅크리고 숨어 있다 나 자신의 면역력이 약해지는 틈을 타 문득 문득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킨다. 미련하게도, 가라 앉음을 사라짐으로 나는 잘못 이해했다. 생명력이 넘치는 봄 빛에 내 안의 남은 찌꺼기 조차 나는 말끔끔히 증발해 버렸다고 믿었다. 단지 사라짐이 아닌, 내 안의 평안으로 가라앉게 된 것임을, 언제고 또..
C 한동안 잘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멀었는갑다. 조금 더... 이대로 나를 두어야 한다.